[신간 소개] GWP 인생을 좀 먹는 직장 I : 블랙기업의 정의와 특징 서문 by 민진규 교수
1997년 IMF 외환위기 이후 평생직장이 사라져...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취업빙하기 도래
▲ GWP 인생을 좀 먹는 직장 I : 블랙기업의 정의와 특징 [출처=엠아이앤뉴스]
초판을 내면서
산업혁명이 시작된 이후 대규모 공장이 건설되며 기업에 근무하는 직장인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농사와 같은 1차 산업에 종사하던 사람들도 급여가 높은 2차 산업으로 몰렸다.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의 근로조건은 농장보다 양호했지만 현대 수준에서 보면 매우 열악했다. 농어촌이 붕괴되며 일하고자 하는 근로자는 넘쳐 났지만 고용은 제한적이었기 때문이다.
자유시장경제는 고용주와 고용인이 서로 합의해 근로조건을 정하도록 유도했지만 전자의 영향력은 점점 커졌다. 1929년 미국발 대공황이 세계를 덮치자 노동시장에 정부의 개입이 불가피해졌다.
정부는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제도를 도입했다. 실업자를 구제하기 위한 수당을 신설하거나 직업교육도 병행했다. 그렇다고 모든 국가가 노동자의 보호에 열성적인 것은 아니었다.
다수의 후진국은 산업발전이라는 명분을 내세우며 친기업 정책을 펼쳤다. 우리나라도 1960년대부터 경제개발을 추진하며 노동자의 권리를 억압했다. 미국에서 출발한 신자유주의 열풍도 기업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도록 만들었다.
1980년대 3저 현상과 아시아로 제조공장 이전 등은 한국을 선도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1987년 6·10 항쟁으로 민주화를 쟁취한 이후에도 대기업이 노동시장을 주도했다.
급성장한 한국경제는 1997년 IMF 외환위기로 모래성 위에 지어진 마천루였다는 것이 드러났다. 곪아 터진 상처를 극복하기 위해 정보기술(IT) 산업을 육성했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미봉책에 불과했다.
경제위기의 주기가 점점 짧아지고 있다. 경제가 침체되면 가장 먼저 근로자, 소상공인 등 사회적 약자가 피해를 입는다. 근로자는 회사에서 쫓겨나고 사회 초년생은 일자리 자체를 얻기 어려워진다.
청년이나 중장년층에게 이른바 ‘취업빙하기’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았다. 취업 시장의 어려움을 악용하려는 기업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취업을 두려워하는 청년이 많아지는 사회의 미래는 어둡다.
저자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불어닥친 광풍을 보며 블랙기업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했다. 국가 경제와 고용시장을 지탱하고 있는 기업을 비판하는 것은 반기업적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블랙기업을 방치하면 사회나 국가의 피해가 더 커진다는 사실을 간파했다. 기업이 사회적 책임(CSR)을 준수하는 기업문화(corporate culture)를 가지는 것이 100년 기업이 되는 지름길이라고 인식했다.
지난 21년 동안 취업을 원하는 청년을 지도하며 현장의 목소리를 귀담아듣기 위해 노력했다. 양질의 일자리를 얻기가 점점 어려워졌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블랙기업에라도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과거와 달리 단순히 먹고살기 위해 직장이나 직업을 선택하는 것은 옳지 않다. 후회하는 인생을 살지 않으려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즐겨야 한다. 무엇을 하며 살지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간의 수명이 100세까지 늘어난 것도 저자가 직업에 대한 생각을 바꾸게 된 계기다. 20대 중후반에 사회로 진출한다고 해도 70년 이상 경제활동에 참여해야 한다.
평생직장보다는 평생직업을 선택해야 하고 전직과 구직활동을 주기적으로 해야 하는 21세기 현실을 고려했다. 개인보다 기업의 영향력이 크다. 기업이 취업 시장의 강자이지만 노예와 같은 삶을 수용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도발적인 주제에 관심을 갖고 책을 선택해준 독자 여러분에게 감사를 드린다. 서로 합심하면 모두가 행복한 공동체를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
2026.10.15.
민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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